꿈 · 용기 · 도전    Guideposts    2018 / 02




Cover Story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다. 특히 부정적인 편견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은 적잖이 어렵다. 유색 인종인 데다 여성인 티아라. 그녀는 어떻게 세상의 편견을 뚫고 항공우주 엔지니어가 될 수 있었을까? 오늘 그녀가 있기까지 삶의 구석구석에서 힘을 보태 준 조력자를 만나 본다.


                                          February, 2018

                         

Light Your Way


Brush With Destiny


미술은 내 운명

How his third grade teacher changed his life…some 40 years later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보내 준 관심과 격려가 결국 40년이 지난 후
한 변호사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데….


RON MEDLEY Brooklyn, New York

론 메들리 뉴욕주 브루클린



  From the outside, things looked okay. I had a nice apartment, good friends, a long-standing job as a lawyer with New York City’s Department of Finance. But inside I felt empty. Day after day, I tracked down corporate scofflaws, calling them up and confronting them about the thousands of dollars they owed the city. It was necessary work—somebody had to do it—but over the years, steeling myself, I found I had become so callous. Life was drained of its colors.


  I used to drop in at a tavern in Greenwich Village after work and unload on a bartender there, Angelo. The place had these big paintings on the walls, brilliant acrylic portraits. One showed folks sitting around a card table playing bridge with all the details beautifully painted, even the cards. It was not what you’d expect to see in a bar—nothing generic about it—and one day I asked someone who the artist was. “Angelo,” he said.
I was flummoxed. Angelo, the bartender? In his free time, he created beauty with paints and a brush. He nurtured his artistic side. A side I had myself but had somehow let languish. How long had it been since I’d even tried to draw? What would Miss Wiener think?


  Growing up, I was studious, quiet and curious. I wanted to see—really see—everything in the world outside our Brooklyn apartment. I was one of three kids, and I’d sit for hours at our kitchen table, copying pictures out of TV Guide or Life magazines. I remember studying Jackie Kennedy’s bouffant hair in a picture—the same way our teachers at school were starting to wear their hair. I wondered how it worked, so I copied it carefully, penciling each strand of hair in her bangs. Drawing was an incredible way of understanding things.


  I once drew a picture of LBJ when he was elected vice president. His big floppy ears and the bags under his eyes fascinated me. I must have captured something about him because, when I brought in the picture and showed it to my teachers, they put it up in the hallway. That was where Miss Wiener saw it.


  
으로 보면 제법 괜찮은 인생이었다. 좋은 집도 있고, 좋은 친구들도 있고, 뉴욕시 재무부에서 오랫동안 변호사로 일했으므로 안정된 직장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은 텅 빈 것처럼 허전했다. 매일같이 나는 상습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기업들을 찾아내, 수천만 달러의 체납액을 받아 내기 위해 전화를 걸어 추궁을 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필요한 일이었지만, 수년 동안 독하게 굴며 살다 보니 나는 냉담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내 삶은 색이 다 빠져 버린 무채색이 되었다.


  퇴근 후에는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한 술집에 들러 그곳의 바텐더 안젤로와 이야기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술집 벽에는 커다란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근사한 인물화였다. 그중에는 브리지라는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묘사한 그림이 있었는데, 세세한 부분까지 얼마나 섬세하게 담아냈는지 심지어 카드도 보였다. 술집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그런 그림이 아니었다. 복제품 같은 구석이 전혀 없었다. 어느 날 나는 어떤 남자에게 그 그림의 작가가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자가 대답했다.
“안젤로예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바텐더 안젤로 말인가?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물감과 붓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그렸다. 자기 안에 있던 예술적 감성을 꾸준히 키워 온 것이다. 예술적 감성이라면 내 안에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냥 시들해지도록 방치했다. 마지막으로 그림이라는 것을 그려 본 적이 언제였던가? 바이너 선생님이 이런 나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학창 시절에 나는 공부를 좋아하고 차분하면서도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다. 브루클린 아파트의 바깥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했다. 삼남매 중 하나였던 나는 몇 시간이고 식탁에 앉아서 잡지 속의 사진들을 따라 그리곤 했다. 언젠가는 사진 속에 등장한 재클린 케네디의 풍성한 헤어스타일을 유심히 뜯어 본 적도 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헤어스타일이었다. 나는 그런 머리 모양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사진 속 재클린 케네디의 앞머리를 한 올 한 올 연필로 따라 그려 나갔다. 그림은 사물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한번은 린든 베인스 존슨이 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당시 그의 모습을 그린 적이 있다. 크고 늘어진 두 귀와 불룩하게 돌출된 눈 밑 지방 주머니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러한 그만의 특징들이 내 그림에서 제법 잘 표현된 모양이었다. 학교에 제출하자 선생님들이 내 그림을 복도에 걸어 놓았으니 말이다. 바이너 선생님이 그 그림을 본 것도 바로 그때였다.



번역 김보경


--- 이후 내용은 2018년 02월호 잡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